지난 5월부터 얼마전까지 한 기업에서 5개월 간 인턴으로 근무하다 지금은 백수인 상태다.

1,2차로 나눠 뽑은 인턴 중 나는 2차 인턴이었다. 근무하던 본부에 2차 인턴은 혼자였지만 1차 인턴들 모두가 잘 해 줘서 매일같이 얼굴보며 친하게 지냈고 다사다난했지만 좋은 마무리를(?) 통곡하면서 짓고 나왔다, 고 생각한다.

어쨌든 지금 나는 백수다.

아직 취업 부담감을 몸소 느끼진 못하고 있어서 내년 상반기로 취업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미뤘다.

지금은 근무했던 회사에서 인턴들 중 정규직을 뽑는 채용을 기다리고 있다.

1차 전형인 인적성의 관문을 통과해야 면접을 볼 수 있다.

 

수능 땐 수포자였던 내가, 학부 땐 외국어를 전공으로 4년 내내 타과 수업은 거의 들어보지 않은 내가 수학을 다시 시작하기란 아무리 기초라 해도 힘들었다.

덧셈뺄셈마저 헷갈리고 식 하나 세우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꾸준히 앉아 공부할 수 있는 집중력도 없고, 하기 싫은 공부를 할 땐 더더욱 엉덩이와 머리가 들떠 진정으로 열을 다해 공부하지는 않았다.

그래도..나름 하루에 몇 문제씩, 몇 장 씩 꾸준히 하다 보니 응용수리 부분은 어느정도 유형이 파악 돼 50%정도는 풀어나갈 수 있게 됐다.

다시 풀어보는 문제라도 모르기가 일쑤였지만, 이제는 풀 수 있겠구나 하는 확신이 드는 순간도 많아지고 있다.

앞으로 시험이 3주 정도 남은 것 같은데 그 기간 동안 응용수리를 제외한 다른 부분을 얼마나 연습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지만 최선을 다해 보자!!

 

 

인턴 기간에 인사부 출신 젊은 대리님과 스스럼 없이 취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자료해석 부분이 너무 어렵다며 징징대자 '표 읽고 그런 것도 못할거면 회사 들어오지마!!!' 하면서 웃으며 지나갔는데 나에겐 충격이었고, 듣고보니 맞는 말이어서 할 말도 없었다...업무에 표, 그래프 없는 일이 어디있겠으며 그걸 못하면서 어딜 들어가려고 노력하겠습니다!!!라니..

인적성이 회사에서 정말 필요한 채용 전형인지에 대한 논란이 많고 나도 말도 안된다며 친구랑 얘기 하곤 하지만

자료해석은 중요함에 확실하다. 하지만 !!! 시작부터 잘 하는 사람 없다는데 들어가고 익숙해지겠다는 안일한 생각은 이 치열한 세상에 나오지도 못하겠지.

 

 

 

 

 

1.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울분을 삭히거나 고민거리가 있을 때 혼자 옥상에 가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까?

담배를 피지 않는 사람들도 담배를 피는 직장인처럼 한숨도 쉬고, 생각도 정리하며 혼자 사색의 시간을 가질까?

인턴이라 눈치가 보여 중간에 자리를 뜰 수 없었긴 하지만 휴게실에서 낮잠을 잘 용기도 생겼을 정도로 여유가 생긴 인턴 기간 후반부에도 옥상에 갈 생각은 하지 못했다. 가지 못하게 해서가 아니라 그냥 옥상이라는 공간에 5개월 동안 발 들여 본적이 2번 있었을 뿐이다.

 

 

2. 오과장님의 '러시아 찬양'이 안영이에게, 안영이의 '등잔 밑이 어둡다'가 오과장님에게 무심코 던진 말이 해결 못해 끙끙대던 문제의 열쇠가 됐다. 미생에선 이런 경우가 몇 번 있었다. 실제로 내가 의식중에 파악한 바로는 나에게 이런 희귀한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전구불이 들어오듯 아! 하는 순간, 느껴보고 싶다.

 

 

3. '정신력은 체력의 보호 없이는 구호 밖에 안돼'

구호가 뭐지? 어쨌든 체력이 정신력의 바탕이 된다는 말뜻은 전달이 됐다.

내 평생 가장 절실히 느껴야 할 말이면서도 25년동안 머릿 속에서 잠만 자고 있는 생각이다.

 

 

4. 주인공 장그래는 야간알바를 하다가 전무(무슨관계인지 모름)의 빽으로 대기업 인턴으로 입사해 2년 계약직으로 전환됐다.

26년동안 뭐 하나 해놓지 못한 요즘 시대에 보기 드문 청년인 장그래는 고졸 검정고시라는 이유만으로 갖은 멸시를 당한다.

어쩌다 발 담그게 된 회사에서 엄청난 주인의식을 발휘하며 일하는 요즘 그의 모습에 부스터를 달아 준 것일까?

그가 고민하는 일에 있어서의 신념은 하는 일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만이 세우고 지킬 수 있는 것일까?

25년, 50년이 지난 후에 신념을 지키며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나는 될 수 없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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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블로그를 2년 정도 운영해오고 있다. 손일기는 도저히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없을 것 같아 네이버에 비공개로 글을 써 왔다.

그 날의 충격 사건이나 문득문득 드는 내 생각들, 새로 바뀐 내 생활 패턴 등등 나의 일부분을 담아 왔었다.

실친들, 그리고 남자친구와도 블로그 이웃을 맺고 있어, 주절주절 생각나는 그대로 깊은 고민 없이 써내려간 개인적인 글들을

모두에게 공개하기가 꺼려지고 민망스러워 비공개로 일기 아닌 일기를 쓰고 있다. 지금은 그것마저 잠깐 중단된 상태지만.

어찌됐든 2년간 애지중지 운영해 온 네이버 블로그를 버릴 생각은 전혀 없다.

그렇지만 너무 공개돼 버려서 정작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은 묻어두거나 돌려말하거나 하는 것이 불편하여 티스토리를 개설해 보고자 했다.

 

초대장이라니.... 시작부터 말문이 막혔다.

그냥 티스토리 티스토리 해서 나도 한 번 해볼까 한 것인데, 나같은 블로거는 취급하지도 않는다는 듯, 아무나 회원으로 받아주지 않았다.

다행히 초대장을 나누는 블로거들이 꽤 많아 금방 초대장을 얻어 가입할 수 있었다.

 

하..가입은 공짜 사탕과도 같은 것이었다.

네이버처럼 정형화된 블로그와는 차원이 다른 세계....말 그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내 방식대로 모든 것을 만들어내야 하는 백지의 공간이었다.

개설 후 이틀이 지나고 처음으로 제대로 된 글을 쓰는 지금도 완벽하게 꾸며지지 않은 곳에서 헤매고 있다. 영원히 그래야 할듯.

글꼴 하나 바꾸는 것부터 쉬운 것 하나 없는 이 블로그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한편으론 욕심이 나기도 한다..차근 차근 배우면 기본은 알 수 있지 않을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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